갑자기 스산해진 날씨에 옷깃이 여며지고 온몸이 움츠러드는 요즘입니다.
入冬!
언제 다가왔는 지 모르게 훌쩍 가을이 떠나고 겨울이 성큼 다가왔네요.
겨울은 그동안 바깥으로 향했던 내 몸과 마음이 안으로 깊숙이 향하게 되는 시간대인 듯 합니다.
치열하게 달려왔던 가을까지의 삶을 추스리고, 새 봄을 위해 충만된 휴식을 취해야 할 겨울.
여름에 뜨겁고 겨울에 차가워지는 건 자연의 섭리입니다만, 어찌보면 겨울은 우리 내면의 차가움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여, 가슴 뜨겁게 살아야만 생존할 수 있음을 깨치게 하기 위한 천지의 배려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나만 생각하고 살아왔던 지난 날을 반성하고, 우리가 다함께 손잡고 힘을 모아 뜨겁게 살아야 함을 일깨워 주는 겨울 추위에 오히려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겨울하면 떠오르는 개미와 배짱이의 우화처럼, 어리석고 바보처럼 일만한다고 놀림받던 그 개미의 우직한 지혜가 빛을 발하는 시기 또한 겨울이죠.
여름 한 철 배짱 두둑하던 배짱이는 겨울에 한없이 초라해집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배짱은 뜨거운 여름의 허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겨울의 실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일테지요.
우리 민초들의 삶 또한 이 개미와 흡사합니다. 상극 질서 속에서 짓밟혀 온 개미같은 억조창생들은 장기로 치면 졸(卒)과 같죠.
매미처럼 소리만 요란한 주군, 장군 등의 극소수를 위해 다수의 민초들은 철저히 희생하여야만 했습니다.
그러한 질곡의 역사를 지워버리고, 새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그 개미들의 단결된 힘이었습니다.
"가랑잎도 모이면 산이 된다!"
나라를 빼앗긴 원인은 우리들끼리의 분열과 흩어짐이었다면 나라를 되찾은 원천은 우리들끼리의 단결과 뭉침에 있었습니다.
새 역사를 개창해야 될 우리들에게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도 저 '뭉침'이겠지요.
뭉칩시다!
현실에서 졸장부라고 자신을 폄하해왔던 세월의 사슬을 끊고, 후퇴하는 법 없이 오직 전진하는 졸, 참으로 무서운 졸이 되어 힘겨워 하는 주변 지인, 동지들을 끌어안고 나란히 한발 한발 나아갑시다.
나란히 전진하는 졸(卒)들은 포나 차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법!
서로 더욱 친해지고 비켜 주고 보호해 줍시다~
뒷구멍 넓은 일꾼이 되어 짝짝짝 손발 잘 맞춰서 호흡을 고르면서 멋지게 일해나가는 나날 되시길 염원해봅니다.
으라차차 빠샤!
종철문사 배상(hum50000@nate.com)
[ 참으로 무서운 건 졸(卒)이다 ]
[ 일꾼은 뒷구멍이 넓어야 ] (증산도 도전 8편 91장 4~10절 상제님 말씀) |